현대시/한국시

(한국시) 자유 / 김남주 시인 (1946-1994)

밝은하늘孤舟獨釣 2015. 3. 12. 12:02

자유 / 김남주(1946-1994)

 

만인을 위해서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인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