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한국현대시) 제비꽃 – 유순예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19. 1. 6. 22:39

이 시는 김제동의 톡투유에서 접한 시이다.

화자가 제비꽃이 되어 읊은 시인데, 평상시 자주 접했던 제비꽃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나 역시 이런 타자의 시선을 갖고 그 사물들과 대화하고 싶다.


제비꽃 유순예 시인

 

무릎 꿇지 않아도 됩니다

서계신 그곳에서

눈길 주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한두 번 스친 인연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만나고 만날 것입니다

 

지금처럼 통하는 날 주저앉아

그대 입김 내가 마시고

내 향기 그대가 마실 것입니다

 

부허한 기운 거나하게 취하거든

한철만 허락된 삶도 뽐낼만하더라고

그대 머물다간 자리에 몇 글자 써서

흙으로 덮어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