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헛꽃 – 박두규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2. 8. 29. 08:15

헛꽃 박두규 시인

 

숲에 들어 비로소 나의 적막을 본다

저 가벼운 나비의 영혼은 숲의 적막을 날고

하얀 산수국, 그 고운 헛꽃이 내 적막 위에 핀다

기약한 세월도, 기다림이 다하는 날도 오기는 오는 걸까

이름도 없이 더 있던 층층나무, 때죽나무도 한꺼번에 슬퍼지던 날

그리운 얼굴 하나로 세상이 아득해지던 날

내 적막 위에 헛꽃 하나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