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거울 앞에 서서 - 임길택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3. 11. 13. 10:17

거울 앞에 서서 - 임길택 시인


아버지 하시는 일을
외가 마을 아저씨가 물었을 때
나는 모른다고 했다

기차 안에서
앞 자리의 아저씨가
물어왔을 때도
나는 낯만 붉히었다

바보 같으니라구
바보 같으니라구

집에 돌아와
거울 앞에 서서야
나는 큰소리로 말을 했다

우리 아버지는 탄을 캐십니다
일한 만큼 돈을 타고
남 속이지 못하는
우리 아버지 광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