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물수제비 - 남재만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3. 11. 20. 23:32

오늘 아침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詩이다.

 

물수제비 - 남재만 시인

 

아내의 회갑 날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바닷가를 찾았다

 

물이 하도 맑고 잔잔해

난 조약돌을 주워 오랫만에

물수제빌 떠 봤다

그러나 기껏 두세 번 담방거리고는

이내 갈앉아버리는 조약돌

 

내 어줍잖은 솜씰 보다 말고

아내는 웃으며

이제 그만 하고 가자고 했지만

난 막무가내 던지고 또 던졌다

물수제비 아홉 개가 용케도

물찬 제비처럼

바다 위를 미끌어질 때까지

 

아내는 알까 몰라

많이도 말고

아흔 살까지만 건강히 살라는

내 아홉 개 물수제비의 속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