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겨울 사랑 – 고정희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3. 12. 20. 10:27

아래의 詩는 어제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된 詩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겨울 사랑 고정희 시인


그 한 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의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