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동시)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 이준관 시인(1948-)

밝은하늘孤舟獨釣 2023. 12. 28. 21:40

아래의 詩는 오늘 읽은 詩이다.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 이준관 시인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꽃밭이 내 집이었지.

내가 강아지처럼 가앙가앙 돌아다니기 시작했을 때

마당이 내 집이었지.

내가 송아지처럼 겅중겅중 뛰어다녔을 때

푸른 들판이 내 집이었지.

내가 잠자리처럼 은빛 날개를 가졌을 때

파란 하늘이 내 집이었지.

 

내가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내 집은 많았지.

나를 키워 준 집은 차암 많았지.

 

- 마음산책에서 2011년 펴낸 <시가 내게로 왔다 4>에서 나오는 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