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가을 산새 - 김종해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10. 27. 09:25

아래의 시는 지난 10월 25일 금요일 아침 KBS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가을 산새 - 김종해

 

새끼 네 마리 데리고

산에서 마을로 내려온 가을 산새

가을이 되니까

저녁 햇살이 밥으로 보이니까

우리 집 찔레나무 덤불 속에서

뭐라고 소리치고 있다

서오릉 길 너머

봉산에서 내려온 가을 산새가

뭐라고 다급하게 소리치고 있다

어린 날 귓속에 쟁쟁 울리는

엄마새 소리

종해야, 죽 먹고 자!

죽 먹고 자!

굶고 자는 아기새 위로

엄마새가 맨 앞에서 날아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