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저무는 바다 – 서인숙 시인(1931-2016)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11. 3. 21:41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KBS 라디오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저무는 바다 – 서인숙 시인(1931-2016)
빈 마음으로
더욱 비어있는 바다를 바라보면
이렇게 저물고 있는
인생을 알게 된다.
노을 번진 해면
느닷없이 소리치는 파도
채울 수 없는
가슴과 함께 출렁인다.
가난과 부귀도
욕망과 싸우는 하나의 파도
겸허히 돌아서면
이토록 편안한 마음을
불빛 하나 바다에 던져지면
물의 생명이 파도를 보내고
고요한 적막에 자리하는 안도
빈 마음으로
더욱 비어있는 바다를 바라보면
이렇게 저물고 있는
인생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