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소설(小雪) - 정양(1942-)

밝은하늘孤舟獨釣 2024. 12. 5. 20:17

아래의 시는 지난 11월 22일 금요일 KBS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이날이 마침 소설이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소설(小雪) - 정양(1942-)

 

햇살이 비쳐도 하늘에

더 이상 무지개는 뜨지 않는다

찬바람이 하얀 눈 장만하느라

천둥도 번개도 무지개도 다 걷어 먹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빚은 하얀 꿈들이 얼마나 강물에 빠져 죽어야

하늘에 다시 무지개가 뜨는 건지

산마루에 산기슭에 희끗거리며

바람은 자꾸 강물 쪽으로만 눈보라를 밀어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