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심야통화 - 나호열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5. 5. 16. 23:03

아래의 시는 오늘 5월 16일 <FM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KBS FM 라디오에서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백승주 아나운서가 진행하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오늘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심야통화 - 나호열 시인

- 숲에서 -

 

오, 살아 있구나 조심스럽게 밤길을 걸어온 그대

그 목소리, 그 마음이 닿아

나는 또 이렇게 천 리 밖에서 그대를 만나는구나

고압선이 지나가는 허공에 매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깊은 지하에 묻혀도

꿈틀대던 그 목소리 죽지 않고 살아

죽지 않고 천 리 밖 내 가슴을 찌르는구나

이 밤에 돌아가야 할 길이 얼마나 많은지

두통처럼 짓누르는 어둠속으로 무거운 발자국 소리들이

흩어진다, 한 번 두 번 길게

세상이 조용히 울리고 있다

잠들었는가 잠들었는가 받을 사람은 없고

소쩍새의 신호음이 밤새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