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월출산 - 김선태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5. 6. 2. 18:46
아래의 시는 어제 클래식 FM 라디오 FM풍류마을(백승주 아나운서 진행)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월출산 - 김선태 시인
혼자만의 각진 외로움이 뼈마디 쑤실 때
월출산은 달을 낳는다
형해의 바위틈에서 피 묻은
보름달을 꺼내 놓는다
혼자만의 적막이 깊어 천지가 어둑할 때
달은 월출산을 찾아 온다
옴팍한 산자락에 깃든
'월'자 마을마다 환하게 인사한다
그리하여 달빛은
천황봉 이마를 반짝반짝 닦다가
산골짝으로 떼굴떼굴 굴러 내려오나니
그리하여 달빛은
나무 이파리며 산짐승들의 눈망울
'월'자 마을 사람들 마음속까지 비추나니
보아라
저렇게 달과 산과 마을이 한통속일 때
월출산은 비로소 월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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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은 <햇살 택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