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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시 - 나태주 시인
    현대시/한국시 2021. 11. 19. 10:24

    일하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주현미의 러브레터>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 <시>가 소개되었는데, 좋아서 전문을 인터넷에서 찾아 아래에 소개해본다. 두고 두고 읽고 싶다. 이런 시를 나도 쓰고 싶은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 나태주 시인(1945-)

     

    마당을 쓸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깨끗해졌습니다

     

    꽃 한 송이 피었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음속에 시 하나 싹텄습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밝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구 한 모퉁이가 더욱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졌습니다.

     

     

     

    이 시를 읽고 난 후에는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에 대해 사소한 일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모래의 낱 알갱이가 구르는 일도, 한 번의 물결이 일어나는 일도, 한 자락의 바람이 동쪽으로 불어가는 일도 예사의 일이 아니다. 몸과 마음이 하는 동작은 미묘한 변화 이상을 만들어낸다.

     

    마당을 쓸면 지구의 한 모서리가 말끔해진다. 꽃이 피어서 지구의 한구석이 곱고 환해진다. 속마음으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순간 지구의 왼쪽 가슴이 설렌다. 우리들 내면의 토양에 시의 한 구절이, 시상(詩想)의 한 싹이 파릇파릇 새로 돋아나올 때 지구는 하나의 꽃밭처럼 산뜻해진다. 좋은 씨앗을 뿌리면 좋은 열매를 얻는다. 말 한마디도 허투루 하지 말 일이다.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해도 좋은 일은 없기 때문이다. (문태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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