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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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처방 - 한성기현대시/한국시 2025. 3. 24. 10:23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오랜 만에 들린 KBS Happy FM의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나도 십여전 전에 불면증으로 한참 고생한 적이 있어 공감이 가는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처방 - 한성기 잠이 오지 않았다석 달 열흘을 아무리 애써보아도잠이 오지 않았다 병원과 약방을 찾았으나나를 잠들게 하지 못하는 약들밤이면 안경 너머로내 병을 짚던 의사의 얼굴 잠이 오지 않았다사람의 수단과 방법의 한계 산을 향해 떠났다 마을이 멀어져 가고세상이 멀어져 갔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어져가고차바퀴 구르는 소리가멀어져갔다병원도약방도 산에 도착하던 날부터쿨쿨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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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봄밤 - 김사인현대시/한국시 2025. 3. 21. 20:56
봄밤 - 김사인 나 죽으면 부조돈 오만원 내야 돼 형, 요새는삼만원짜리도 많던데 그래두 나한테는 오만원은 내야 돼알었지 하고 노가가 이아무개가 수화기 너머에서홍시 냄새로 출렁이는 봄밤이다. 어이, 이거 풀빵이여 풀빵 따근할 때 먹어야 되는디,시인 박아무개가 화통 삶는 소리를 지르며점잖은 식장 복판까지 쳐들어와 비닐 봉다리를 쥐어주고는우리 뽀뽀나 하자고, 뽀뽀를한번 하자고꺼멓게 술에 탄 얼굴을 들이미는 봄밤이다 좌우간 우리는 시작과 끝을 분명히 햐야여 자슥들아 하며용봉탕집 장 사장이리단 애국가 부터 불러제끼자하이고 우리집서 이렇게 훌륭한 노래 들어보기는츰이네유 해싸며 푼수 주모가 빈자리 남은 술까지 들고 와연신 부어대는 봄밤이다 십만 원인데 십만 원만 내세유, 해서 그래두 되까요 하며지갑을 뒤지다 결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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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투리 속에는 고향이 있다 - 노태웅현대시/한국시 2025. 1. 25. 11:44
아래의 시는 1월 23일 아침 라디오 Happy FM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사투리 속에는 고향이 있다 - 노태웅 가버린 시간 속에 그리움 번지면세월 속으로 사라진 말들이 생각난다지방마다 가지는 독특한 억양타향에 오래 머물러 퇴색되었어도고향의 언어는 기억 속에 남아있다어디 숨어있는지도 모르는낯설지 않은 고향 사람들몇 마디 말로 친구를 찾고정다운 고향을 찾는다어디 살었어유∼, 누구라구유∼사투리 속에는 고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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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쨍한 사랑 노래 – 황지우현대시/한국시 2025. 1. 10. 22:01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라디오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쨍한 사랑 노래 – 황지우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마음 없이 살고 싶다.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마음 비우고가 아니라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저물녘, 마음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로 기어올랐다가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그 흘러내린 자리를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내림 줄 쳐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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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 전남진현대시/한국시 2025. 1. 8. 10:08
아래의 시는 어제 오후 클래식 FM 라디오 백승주 아나운서 진행의 FM 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 전남진 시월의 거리에 비가 내린다.땅이 둥글게 파인다연한 땅은 깊이 파이고파인 홈에 빗물이 고인다.고인 비 위로 또 비 떨어져 원을 그리며 퍼진다. 그럴지도 모르지설령 내가 당신을 마지막으로 만나던 그곳에서 당신이 했던 결별의 말이폭격처럼 떨어지는 소나기여서당신의 말에 내가 쑥대밭이 되어버렸을지라도원래 아픈 것들이란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그래서 상처도 가장 연한 흔적을 위해 둥글게 아무는것이지 혹 남았을지 모를 미련도미처 아물지 못한 상처도 끝내 둥글게 퍼지겠지그 위로 또 다른 상처가 내려도통증은 둥글게 둥글게 그 자리 안에서 아물 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