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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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산중여관 1 – 함명춘 시인(1966~ )현대시/한국시 2025. 6. 10. 22:24
아래의 시는 오늘 2025년 6월 10일 화요일 클래식 FM의 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산중여관 1 – 함명춘 시인(1966~ ) 마당엔 제비가 낙엽을 쓸고몇 개인지 모를 방을 옮겨다니며물고기들이 걸레질을 할 동안오동나무와 족제비는 아궁이를 지펴 서둘러 밥을 짓는다뒤뜰에는 장작을 패는 바람의 도끼질 소리혹시나 오늘은 어느 객이 찾아오려나 주인인 듯한 허름한 옷차림의 산국화현관문 앞 숙박계를 어루만지며길고 흰 수염을 쓰다듬듯 시냇물이 산골짜기를 빠져나가는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본다세상의 길이란 길은 모두 잃어야 한 번 쯤묵어갈 수 있는 산중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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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풍기 – 유용주 시인(1959-)현대시/한국시 2025. 6. 9. 20:43
아래의 시는 오늘 클래식 FM,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백승주 아나운서 진행의 FM 풍류마을에서 소개되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선풍기 – 유용주 시인(1959-) 지천명 문턱을 간신히 빠져나온늦가을 새벽은툴툴거리다가 지쳐 떨어지고 치열했던 열정은 식어이 빠지고 머리칼 성글고 눈 흐려진 지 오래,처진 가슴 위에 먼지만 쌓이는구나 닦아내면 상처 자리 빗살무늬 선명한데여기저기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철사로 동여맨검푸른 한 생애주름살 파도 넓게 퍼져나간다 장좌불와 20여 년,아내만큼이나 낡은 몸이 되어부품 교헤하고 수술 자국은 아물어덜컹거리면서 돌아가는구나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는 삼복더위,죽부인이 따로 없구나 날개는 철망에 갇혀 있을 때 더 많은 자유를 원하지,아내는 흰머리를 뽑아 일기장 위에 쌓아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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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월출산 - 김선태 시인현대시/한국시 2025. 6. 2. 18:46
아래의 시는 어제 클래식 FM 라디오 FM풍류마을(백승주 아나운서 진행)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월출산 - 김선태 시인 혼자만의 각진 외로움이 뼈마디 쑤실 때월출산은 달을 낳는다형해의 바위틈에서 피 묻은보름달을 꺼내 놓는다 혼자만의 적막이 깊어 천지가 어둑할 때달은 월출산을 찾아 온다옴팍한 산자락에 깃든'월'자 마을마다 환하게 인사한다 그리하여 달빛은천황봉 이마를 반짝반짝 닦다가산골짝으로 떼굴떼굴 굴러 내려오나니 그리하여 달빛은나무 이파리며 산짐승들의 눈망울'월'자 마을 사람들 마음속까지 비추나니 보아라저렇게 달과 산과 마을이 한통속일 때월출산은 비로소 월출산이다 ----------출전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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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심야통화 - 나호열 시인현대시/한국시 2025. 5. 16. 23:03
아래의 시는 오늘 5월 16일 에서 소개된 시이다. KBS FM 라디오에서 오후 5시에서 6시까지 백승주 아나운서가 진행하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오늘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심야통화 - 나호열 시인- 숲에서 - 오, 살아 있구나 조심스럽게 밤길을 걸어온 그대그 목소리, 그 마음이 닿아나는 또 이렇게 천 리 밖에서 그대를 만나는구나고압선이 지나가는 허공에 매달리기도 하고때로는 깊은 지하에 묻혀도꿈틀대던 그 목소리 죽지 않고 살아죽지 않고 천 리 밖 내 가슴을 찌르는구나이 밤에 돌아가야 할 길이 얼마나 많은지두통처럼 짓누르는 어둠속으로 무거운 발자국 소리들이흩어진다, 한 번 두 번 길게세상이 조용히 울리고 있다잠들었는가 잠들었는가 받을 사람은 없고소쩍새의 신호음이 밤새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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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무논 - 황규관 시인현대시/한국시 2025. 5. 16. 22:56
아래의 시는 며칠 전 5월 14일 수요일 KBS 라디오 백승주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에서 소개된 황규찬 시인의 시 "무논"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무논 - 황규관 시인 논에 물이 들어간다오랜 본질의 기억을 물리치고메말랐던 지난 시간을 적시고 있다치렁치렁하게 풀어지는 건 논바닥이 아니다오직 자신을 위해서 묶은 허리띠를 풀 때어린 모가 흔들리고 외로운 왜가리가살며시 살며시 발걸음을 옮기는눈부신 정적이 찾아온다 논이 가득 웃는다그래야 하늘에 구름 한 점지나갈 수 있다는 듯 기름진노타리를 칠 수 있다는 듯봄이 콸콸 소리를 내며작년과는 다른 설렘을 채운다논이 대지의 내면이 되어간다그렇게 오늘은어제를 품고 어제와 단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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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어느 영혼을 위한 연미사 - 이정옥현대시/한국시 2025. 4. 18. 19:52
어느 영혼을위한 연미사 - 이정옥 1 오늘 우리가 당신 앞에한 영혼을 보내드리오니이 영혼을 외면하지 마소서 봄이면 불어대는 편서풍처럼활활 타오르는 어둔 밤 불길처럼사랑 하나 만나려 일생을 헤매인그는 외로운 영혼이었습니다 순결한 목소리로 자유를 찬미하다율법에 쫓기고 돌팔매질 당해십자가 등에 지고광야에 홀로 선그는 서러운 영혼이었습니다 당신의 응답을 기다리다 지친한편의 장엄한 서사시였고한 곡조 미오나의 광시곡이었던이 영혼을 외면하지 마소서 2 오늘 우리가 당신 앞에 한 영혼을 보내드리오니당신 품 안에 거두어 주소서 억눌린 백성의 통곡되어 외치다배신당하고 피흘리면서도당신 이름 부르기를 그치지 않은그는 의로운 영혼이었습니다 젊은이의 단죄론을 서글퍼하고가진자의 오만을 가엾어하고문명의 살인성을 한스러워 한그는 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