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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길 / 권달웅 (1944-)현대시/한국시 2009. 9. 30. 12:11
고향길 / 권달웅 (1944-)
<초록세상>에서
여보게, 고향에 오려면
덜컹거리는 완행버스를 타고 오게.
콩밭을 지나 호박밭을 지나
인분내를 맡으며
양복을 벗고 옛 길로
낡은 밀짚모를 쓰고 오게.
여보게, 고향에 오려면
모든 사람과 욕심을 버리고
흙 묻은 손 그대로 오게.
넉세 삼베옷 입은
옛 모습 그대로 오게.
여보게, 꽁보리밥에 고추장맛
고향의 물맛을 아는가.
지금도 생활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고 슬퍼 말라는 푸시킨의 시가
마을 앞 이용소에 걸려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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