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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오미향 시인현대시/한국시 2020. 5. 24. 16:49
아래는 어느 전철역 스크린도어에서 본 시인데 마음에 들어 함부로 저자의 동의(?)도 없이 여기 옮겨본다.
빈 집
오미향 (2019 시민공모작)
도시로 먼 길 떠나
대답할 이 없는 시골집
감나무 잎만 무성하고
물이 철철 넘치던 우물가에는
웃음이 말랐다
김이 오르던 가마솥은 싸늘히 식어가고
빈 빨랫줄엔 저녁 해가 걸렸다
내 잠을 깨우던 괘종시계는
숨을 멈췄고
먼지가 쌓인 서까래에는
거미가 집을 짓고 있다
추억 한 보따리 안고
어머니 품에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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