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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수레바퀴 언덕 / 최창균 시인현대시/한국시 2022. 9. 18. 19:56
수레바퀴 언덕 / 최창균 시인
수레국화 언덕 끌고 언덕 오르는 데 일년
봄맞이꽃 언덕 끌고 언덕 내려가는 데 일년
일년은
언덕이라는 수레바퀴가 한바퀴 도는데
꼬박 걸리는 시간
언덕이 한바퀴 또 한바퀴
여름풀 겨울나무 언덕 끌고 나타난다
언덕의 수레바퀴 돌아가는 속도대로
꽃 피고 꽃 지고 나비 날고 벌떼 잉잉거린다
모든 생의 언덕은 분침초침처럼
조금 느리게 아주 빠르게 돌기도 한다
간혹 제 언덕의 바퀴에 깔린
검은 나무는 죽은 시간의 잠으로 또 한바퀴
그렇게 나도 언덕을 끌고 여기까지 왔다
내가 끌고 온 언덕이 데굴데굴
내가 탕진해버린 언덕이 데굴데굴
구르고 굴러도 언덕인 내 평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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