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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가을이 왔다 - 오규원 시인 (1941-2007)현대시/한국시 2023. 9. 22. 18:48
가을이 왔다 - 오규원 시인 (1941-2007)
대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고 담장을 넘어
현관 앞까지 가을이 왔다
대문 옆의 황매화를 지나
비비추를 지나 돌단풍을 지나
거실 앞 타일 바닥 위까지 가을이 왔다
우리 집 강아지의 오른쪽 귀와
왼쪽 귀 사이로 왔다
창 앞까지 왔다
매미 소리와 매미 소리 사이로
돌과 돌 사이로 왔다
우편함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왔다
친구의 엽서 속에 들어 있다가
내 손바닥 위에까지 가을이 왔다
오규원 시집 <두두> 중에서
지인께서 우리 텃밭에 갔다주셔서 심었는데 그동안 이름을 모르고 있다가, 구글 검색으로 그 정체를 오늘 드디어 밝혀내어 여기에 이 놈인지 이 년인지 풍선초를 포스팅한다. 호박도 아니고, 박도 아니고, 여주도 아니고, 그 이름이 뭘지 무척 궁금했는데 <풍선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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