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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하얀 운동화 - 박경리 소설가(1926-2008)현대시/한국시 2023. 9. 28. 19:20
이 시집을 읽게 된 계기는 이렇다.
내가 이 시집을 읽게 된 건 도서관에 시집을 빌리러 갔다가 낯익은 이름이 있어 골라 들었는데, 그게 바로 여러 해 전 타계한 한국 문단의 거목 소설가 박경리 선생의 시집이었다.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집어들었다. 소설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분이 시를 썼다니 믿겨지지 않았다.
하얀 운동화 - 박경리 소설가(1926-2008)
어릴 적에
하얀 운동화 신었다고
따돌리어 외톨이 된 일 있었다
비 오시던 날
신발을 잃고
학교 복도에 서서 울었다
하얀 운동화는
물받이 밑에서
물을 가득 싣고 놓여 있었다
나는 짚신 신고
산골서 다니는 아이들을
부러워했다
지금도
나는 가끔
산골 아낙이 못된 것을 한탄한다
박경리 시집 <우리들의 시간> 중에서
저자 소개
박경리는 1926년 유치환(1908-1967), 윤이상(1917-1995), 김춘수(1922-2004)처럼 예술의 도시 경남 통영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박금이(朴今伊)이다. 소설기 김동리(1913-1995)의 추천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대표작은 대하소설 <토지>이다. 강원도 원주에서 살았다. 사위가 시인 김지하이다. 그도 몇 년 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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