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 전남진현대시/한국시 2025. 1. 8. 10:08
아래의 시는 어제 오후 클래식 FM 라디오 백승주 아나운서 진행의 FM 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상처는 둥글게 아문다 - 전남진
시월의 거리에 비가 내린다.
땅이 둥글게 파인다
연한 땅은 깊이 파이고
파인 홈에 빗물이 고인다.
고인 비 위로 또 비 떨어져 원을 그리며 퍼진다.
그럴지도 모르지
설령 내가 당신을 마지막으로 만나던 그곳에서 당신이 했던 결별의 말이
폭격처럼 떨어지는 소나기여서
당신의 말에 내가 쑥대밭이 되어버렸을지라도
원래 아픈 것들이란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
그래서 상처도 가장 연한 흔적을 위해 둥글게 아무는것이지
혹 남았을지 모를 미련도
미처 아물지 못한 상처도 끝내 둥글게 퍼지겠지
그 위로 또 다른 상처가 내려도
통증은 둥글게 둥글게 그 자리 안에서 아물 뿐이겠지.
'현대시 > 한국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쨍한 사랑 노래 – 황지우 (0) 2025.01.10 (시) 동백 피는 날 – 도종환 (0) 2025.01.10 (시) 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 (0) 2025.01.03 (시) 귀가 - 구광본 (0) 2025.01.03 (시) 묵사발 - 정호승 (0)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