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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산중여관 1 – 함명춘 시인(1966~ )현대시/한국시 2025. 6. 10. 22:24
아래의 시는 오늘 2025년 6월 10일 화요일 클래식 FM의 <FM 풍류마을>에서 소개된 시이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산중여관 1 – 함명춘 시인(1966~ )
마당엔 제비가 낙엽을 쓸고
몇 개인지 모를 방을 옮겨다니며
물고기들이 걸레질을 할 동안
오동나무와 족제비는 아궁이를 지펴 서둘러 밥을 짓는다
뒤뜰에는 장작을 패는 바람의 도끼질 소리
혹시나 오늘은 어느 객이 찾아오려나
주인인 듯한 허름한 옷차림의 산국화
현관문 앞 숙박계를 어루만지며
길고 흰 수염을 쓰다듬듯 시냇물이 산골짜기를 빠져나가는
창밖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세상의 길이란 길은 모두 잃어야 한 번 쯤
묵어갈 수 있는 산중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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