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無目的을 위하여 / 밝은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10. 4. 23. 19:23

無目的을 위하여 / 밝은하늘

2010-4-23(금)


우체국 다녀오는 길

전철 지하도

여자들이 외친다

차 한 잔 하고 가세요


목적 없이 차(茶)를 주면

마시고 갈텐데


목적은 조건의 은유다

목적은 댓가지불의 선행사다


우리는 언제부터

목적과 조건과 대가의 젖을 빨고

양육되었던가


특히나 신의 무목적 사랑이

목적과 조건과 대가에

오염된 종단과 세상이

비애를 꿈틀대고 현기증스럽다


시작노트:

진정한 사랑 혹은 신의 사랑은 목적이 따로 없고 공짜일 게다. 그런데 현실의 사랑은 다 목적이 숨어있다. 심지어 종단 내에서도.

오늘 문득 슬프게도, 목적이 다 나쁜 건 아닐테지만 그래도 목적이란 게 조건과 대가와 비슷한 거 아닌가 생각되었고

마침내는 그 목적이란 게 거짓이란 물건을 잘 감싸서 위장하는 포장지처럼 아니면 고상한 위선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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