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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치에 대하여 / 이수지현대시/한국시 2010. 9. 29. 16:57
새치에 대하여 / 이수지
등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소리
숲 속에서 여러 번 길을 놓치네
붙잡히지 않으려 내쳐 달리는 사이
신발도 몇 짝 잃어버리네
우짖던 새들 모두 날아가고
나뭇가지 무수히 부러져도
숲은 끝나지 않네
어느새 발걸음만큼 무거워진 심장,
나를 쫓아오는 것은 맹렬하네.
이제 그만, 힘없이 들어올리는 白旗, 白旗들
게임 오버! 만국기 펄럭이던 날들이여,
정수리에 白旗 휘날리네
항복, 항복한 하늘 바라보네.
나를 쫓아오는 것들 얼굴 보여주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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