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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지 채소를 심는 여인 / 권정남현대시/한국시 2010. 9. 29. 16:55
고랭지 채소를 심는 여인 / 권정남
흙보다 돌이 많은 산비탈
고랭지 배추모종을 옮기는 여인들
발을 헛디디면 지구에서 이탈될 듯
병풍 같은 밭에 바짝 매달려 있다
어린 배추잎이 나비 떼 되어 팔랑거리는 밭머리
장화만 무리지어 조용히 움직인다
구름 잡아 챙이 넓은 모자 만들어 쓰고
낮달 거머쥐고 돌밭 메면
높을수록 맑고 투명한 삶이 깊어만 가는 오후
한가지 일에 몰두해 있는 사람들
연둣빛 나비떼로 흔들리는 배추잎 사이로
고랭지 햇살 물어 나르던 새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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