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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말 / 한용운 (1879-1944)현대시/한국시 2009. 4. 23. 11:51
군말 / 한용운 (1879-1944)
<님의 침묵>에서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그리운) 것은 다 님이다. 衆生이 釋迦의 님이라면 哲學은 칸트의 님이다. 薔薇花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伊太利이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느니라.
戀愛가 自由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自由에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아니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에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詩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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