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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우리 머물며 / 이기철 시인 (1943-)현대시/한국시 2011. 5. 21. 15:28
여기에 우리 머물며 / 이기철 시인 (1943-)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 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쌓아올려도 무겁지 않은 불덩이인 사랑
안 보이는 나라에도 사람이 살고
안 들리는 곳에서도 새가 운다고
아직 노래가 되지 않은 마음들이 살을 깁지만
상처 없는 영혼이 어디 있느냐고
보석이 된 상처들은 근심의 거미줄을 깔고 앉아 노래한다
왜 흐르냐고 물으면 강물은 대답하지 않고
산은 침묵의 흰 새를 들 쪽으로 날려보낸다
어떤 노여움도 어떤 아픔도
마침내 생의 향기가 되는
근심과 고통 사이
여기에 우리 머물며
<시인 소개>
1943년 경남 거창에서 출생.
영남대 문리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저서로는 시선집 『청산행』, 시집 『열하를 향하여』외 8권이 있음.
에세이집으로 『손수건에 싼 편지』,
저서로 『시학』, 『작가연구의 실천』등이 있음.
1993년 시집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로 김수영문학상 수상,
1998년 시집 『유리의 나날』로 시와 문학상 수상.
1976년 '자유시' 동인으로 활동.
대구시인협회 회장을 역임.
1995년 뉴욕주립대 방문교수를 지냄.
현재 영남대 교수로 재직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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