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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기도 / 박화목 (1922-2005)현대시/한국시 2011. 9. 14. 23:34
9월의 기도 / 박화목 (1922-2005)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빛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저녁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도
한밤내 울어예리
내일 새벽에는
찬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있듯 가까이 있는
아픔의 형제를 위해
또 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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