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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바꾸기 / 이명수 (1945-)현대시/한국시 2009. 4. 25. 13:12
몸 바꾸기 / 이명수 (1945-)
<울기 좋은 곳을 안다> 중에서
늘 몸이 문제야
그렇게 살아온 몸을
몇 년째 바꾸고 있다
차를 버리고 맨몸으로 가기
지하철 한두 대 떠나보내고 타기
휴대폰 울려도 모른 척하기
오늘 약속한 글을
한 며칠 미루어 두기
그래서 욕먹어도 그냥 웃어넘기기
내가 쓴 시가
세상에서 볼품없는 글로 묻혀도
좋다고 생각하기
그리고
글 쓸 때는 글이 되기
술 마실 때는 술이 되기
그렇게 ‘예민성 지배’에서 벗어나면
어느 봄날 몸 풀고 마음 풀고
몸 가자는 대로 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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