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습작시

(습작시) 나는 간다 (부제: 2015년 동지날에) / 밝은 하늘

밝은하늘孤舟獨釣 2015. 12. 23. 18:19


나는 간다 (부제: 2015년 동지날에) / 밝은 하늘

2015-12-22()

 

나는 간다

나를 더 이상 찾지 마라

밤새 술

진탕 마시며

일곱 시간 그린

자화상 한 장 남기고

상처 치욕

한 입 베어 문 채

물 팔매 맞아 퉁퉁 부은 얼굴로

그믐달 올려다 보다

울컥해서

네 이름 부르며 먼 길 간다

더 이상 날 몹쓸 년이라 부르지 마라

 

** 시에 대한 설명 **

이 시에 등장하는 나는 작자가 아니다

이 시는 삶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혹시 독자가 오해할 것 같아서 이 점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이 시의 화자인 나는 2015년도 일 수도 있고, 이번 달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작자의 친구일 수 도 있다

혹은 이 시를 읽는 이의 마음 속에 떠오르는 그 누구일 수도 있다

한 해를 보내면서 느껴지는 그 소회를 다소 음울한 멜로디에 담아 묘사해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