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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에 대하여 / 정호승 (1950-)현대시/한국시 2009. 5. 21. 12:20
벼락에 대하여 / 정호승 (1950-)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중에서
벼락맞아 쓰러진 나무를 보고
처음에는 무슨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었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듬해 봄날
쓰러진 나무 밑동에서
다시 파란 싹이 돋는 것을 보고
죄 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나무가 벼락을 맞는다는 것을
나무들은 일생에 한번씩은 사람들을 위해
벼락을 맞고 쓰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늘은 누가 나무를 대신해서
벼락을 맞을 수 있겠느냐
오늘은 누가 나무를 대신해서
벼락맞아 죽을 사람이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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