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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 눈오는 날의 미사 / 마종기 시인(1939-)현대시/한국시 2018. 5. 10. 16:19
눈오는 날의 미사 / 마종기 시인
하늘에 사는 흰옷 입은 하느님과
그 아들의 순한 입김과
내게는 아직도 느껴지다 말다 하는
하느님의 혼까지 함께 섞여서
겨울 아침 한정 없이 눈이 되어 내린다.
그 눈송이 받아 입술을 적신다.
가장 아름다운 모형의 물이
오래 비어 있던 나를 채운다.
사방을 에워싸는 하느님의 체온,
땅에까지 내려오는 겸손한 무너짐,
눈 내리는 아침은 희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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