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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루 / 가수 이적현대시/한국시 2021. 4. 17. 22:36
엄마의 하루 / 가수 이적
습한 얼굴로 AM 6:00이면
시계 같이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호돌이 보온 도시락에 정성껏 싸
장대한 아들과 남편을 보내놓고
조용히 허무하다
지친듯 무거운 얼굴이
돌아온 아들의 짜증과 함께
다시 싱크대 앞에 선다
밥을 짓다
설거지를 하다
방바닦을 닦다
두부 사오라 거절하는 아들의 말에
이게 뭐냐고 무심히 말하는 남편의 말에
주저앉아 흘리는 고통의 눈물에 언 동태가 되고
아들의 찬 손이 녹고
따끈히 끓이는 된장찌개의 맛을 부끄러워하며
오늘 또 엄마를 잘못 만나서를 무심히 아들들에게 되뇌이는
'강철 여인'이 아닌 '사랑 여인'에게 다시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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