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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오리형 연적 - 월탄 박종화현대시/한국시 2021. 5. 27. 08:31
청자 오리형 연적 - 월탄 박종화
선은
가냘픈 푸른 선은
아리따웁게 구울러
보살같이 아담하고
날씬한 어깨여
4월 훈풍에 제비 한 마리
방금 물을 박차 바람을 끊는다.
그러나 이것은
천년의 꿈 고려청자기!
빛깔, 오호! 빛깔
살포시 음영을 던진 갸륵한 빛깔아
조촐하고 깨끗한 비취여
가을 소나기 마악 지나간
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
물방울 뚝뚝 서리어
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
그러나, 오호 이것은
천년 묵은 고려청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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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적: 옛날에 벼루에 물을 따르는 물건.
이 시는 이충렬의 <간송 전형필> 306쪽에 실린 시이다.
시의 제목은 내가 임의로 붙인 것이고, 이 책에는 시의 제목이 따로 나와있지 않다.
다만 이 시는 청자 오리형 연적을 보고 월탄 박종화 선생이 쓴 헌시라고 이 책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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