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구부러진 길 - 이준관 시인(1949-)

밝은하늘孤舟獨釣 2022. 1. 28. 16:23

<월간독자 22년2월호>에 실린 시이다. 내용이 괜찮아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구부러진 길 이준관(1949-)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시인 소개

이준관(19491024~ )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194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1971서울신문신춘문예에 동시로, 1974심상신인상에 시로 당선했다. 펴낸 책으로 동시집 크레파스화, 씀바귀꽃, 우리나라 아이들이 좋아서, 3학년을 위한 동시,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쑥쑥, 시집 황야, 가을 떡갈나무 숲, 열 손가락에 달을 달고, 부엌의 불빛, 천국의 계단등이 있다. 창주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펜문학상, 어효선아동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과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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