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詩) 숲 - 정희성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2. 4. 2. 10:23

- 정희성

 

 

숲에 가 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 있더군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이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시집<답청>(1974)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