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한국시

(시) 기계장날 - 박목월 시인

밝은하늘孤舟獨釣 2022. 7. 25. 20:32

아래의 시 <기계장날>도 7월3일 라디오 클래식FM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 소개된 시이다.

 

 

아우 보래이

사람 한 평생

이러쿵 살아도

저러쿵 살아도

시큰둥 하구나

누군

, 살아 사는 건가

그렁 저렁

그저 살믄

오늘 같이 기계(杞溪)장도 서고,

 

허연 산뿌리 타고 내려와

 

아우님도 만나잖는가 베

앙 그렁가 잉

이 사람아

 

누군 왜 살아 사는 건가

그저 살믄

오늘 같은 날

지게 목발 받쳐 놓고

어슬어슬한 산비알 바라보며

한잔 술로

소회도 풀잖는가

그게 다 기막히는 기라

다 그게 유정한기라

 

-박목월 기계장날전문

 

출처 : 경북일보 - 굿데이 굿뉴스(http://www.kyongbu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