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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시인현대시/한국시 2023. 12. 6. 12:14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시인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든 쇠붙이는 가라.
- 다산책방에서 2007년 펴낸 신경림이 엮은 <처음처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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