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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내가 할 일 – 이오덕 선생(1925-2003)현대시/한국시 2024. 1. 3. 22:23
아래의 詩 "내가 할 일"은 신년호에 들어가면 좋을 듯한 느낌을 받은 詩이다. 이 詩역시 이오덕 先生의 추모 시집 <얘들아 너희들의 노래를 불러라>에 나오는 詩이다. 전문 가운데 일부만 소개한다.
내가 할 일 – 이오덕 선생
(중략)
하느님,
올겨울에도 저는
토끼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
못 살렸습니다.
새 한 마리 살린다는 것은
이 우주의 비밀을 알아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 아닙니까?
이제부터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 몸 하나 살리는 일
내 몸 하나 죽이지 말고
살려 내는 일
그것뿐인 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내 몸 하나
죽이지 말고 살리는
이 일이 또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네요!
하느님, 저는 오늘부터
또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났습니다.
새 인생을 시작합니다.
세 번째 돌아온 윤회
오늘부터 시작합니다.
아침 해 같은 마음
가을 하늘같이 맑은 눈을
언제까지나
잃지 않는 삶
이 몸뚱이로 살아가는
세 번째 이승의 탄생...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20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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