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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시인(1930-1969)현대시/한국시 2024. 1. 7. 22:14
새해 새 아침은 - 신동엽 시인
새해
새 아침은
산너머 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뀌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 창비에서 펴낸 창비시선 20, 신동엽 시선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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