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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의 노래 / 정대구현대시/한국시 2009. 9. 1. 13:24
뿌리의 노래 / 정대구
(정대구 시인의 열 번째 시집 「뿌리의 노래」의 표제시)
뿌리는 불평하지 않는다.
햇빛 못 보는 뿌리들이
햇빛 보겠다고
햇빛 받는 잎이나 줄기가 되겠다고
불평하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줄기나 잎에게 대신
빛을 노래하게 하고
자신이 광을 내면
나무가 죽는 줄 이미 알고
완강히 빛을 거부하고
자유공간을 거부하고
더 깊은 어둠 속 뚫고 들어가
끝끝들이 침묵의 노래
뿌리들의 합창
세상을 푸르게 한다
어머니는 나의 뿌리
돌아가셨지만 돌아가시지 않으셨다
내가 숨을 쉬고 있는 한
어머니는 땅 속에서 나의 뿌리가 되어
나의 가지와 잎을 왕성하게
키워 내고 계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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