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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 박목월 (1916-1978)현대시/한국시 2009. 10. 8. 13:42
사투리 / 박목월 (1916-1978)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
나는 머루처럼 투명한
밤하늘을 사랑했다
그리고 오디가 새까만
뽕나무를 사랑했다.
혹은 울타리 섶에 피는
이슬마꽃 같은 것을......
그런 것은
나무나 하늘이나 꽃이기보다
내 고장의 그 사투리라 싶었다.
참말로
경상도 사투리에는
약간 풀냄새가 난다.
약간 이슬 냄새가 난다.
그리고 입안이 마르는
황토흙 타는 냄새가 난다
며칠 전 신문을 보다가 어느 칼럼에서 인용된 시라 인터넷을 검색하여 여기에 옮겨왔다. 사투리가 주는 정겨움, 시골스러움 등 향수를 불러내니 이 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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