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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 유안진 (1941-)현대시/한국시 2009. 4. 21. 08:28
거짓말 / 유안진 (1941-)
살아가는 이들과 살아오는 이들은
어디서 마주칠까
외나무다리 건너다가, 엘리베이터에 갇혀서일까
살아가는 이들과 살아오는 이들 사이에
나는 살고 있다
마주칠까 겁나 오도 가도 않고
다만, 그저 그냥 살고 있다.
거짓말도 유전된다
문 닫고 들어오고 문 닫고 나가라고 이르시던
어머니는 혹한 평생을 문 닫다가 가셨다
나는 한술 더 뜬다
문 잠그고 나가고 문 잠그고 들어오라고 꽥꽤거리며
늘 문 잠그고 드나든다
잠그어도 새나가는 울음 때문에
울지 않으면 울려야 직성 풀리는 종치기가 있다기로
죽은 소도 울려서 살려내는 고수가 있다기로
천 년 전 빙하를 살리려고 내가 먼저 운다
나는 늘 거짓부렁 운다, 눈코 잠그고 운다
우는 나를 따라 빙하도 운다
천 년 전이 녹느라고 천 년 후가 얼어붙는다
살아가는 이들과 살아오는 이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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