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된 시이다. 늙어가는 길 – 윤석구 시인처음 가는 길입니다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입니다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늙어 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어릴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처음 늙어 가는 이 길은 너무 어렵습니다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그래도 가다 보면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노욕인 줄 알면서도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