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9 4

(시) 행복 - 허영자 시인

아래의 시는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행복(幸福) - 허영자 눈이랑 손이랑깨끗이 씻고자알 찾아보면 있을 거야. 깜짝 놀랄만큼신바람나는 일이어딘가 어딘가에 꼭 있을거야. 아이들이보물찾기 놀일 할 때보물을 감춰두는 바윗 틈새 같은 데에나뭇 구멍 같은 데에 幸福은 아기자기숨겨져 있을 거야.

현대시/한국시 2024.07.29

(시) 여름밤이 길어요 - 한용운 스님 시인

아래의 시는 어제 7월 28일 일요일 오전 라디오 방송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 소개되었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여름밤이 길어요 - 한 용 운 당신이 계실 때에는 겨울밤이 쩌르더니 당신이 가신 뒤에는 여름밤이 길어요책력의 내용이 그릇되었나 하였더니 개똥불이 흐르고 벌레가 웁니다긴 밤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 줄을 분명히 알았습니다긴 밤은 근심바다의 첫 물결에서 나와서 슬픈 음악이 되고 아득한 사막이 되더니 필경 절망의 성(城) 너머로 가서 악마의 웃음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당신이 오시면 나는 사랑의 칼을 가지고 긴 밤을 깨어서 일천(一千) 토막을 내겠습니다당신이 계실 때는 겨울밤이 쩌르더니 당신이 가신 뒤는 여름밤이 길어요

현대시/한국시 2024.07.29

(시) 바느질하는 손 – 황금찬 시인

아래의 시는 7월 27일 토요일 오전 라디오 방송 《주현미의 러브레터》의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한 스푼"에서 소개되었다. 전문은 아래와 같다. 바느질하는 손 – 황금찬 시인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아내는바느질을 하고 있다.장난과 트집으로 때묻은 어린놈이아내의 무릎 옆에서 잠자고 있다. 손마디가 굵은 아내의 손은얼음처럼 차다.한평생 살면서 위로를 모르는 내가오늘따라 면경을 본다. 겹실을 꿴 긴 바늘이 아내의 손끝에선사랑이 되고때꾸러기의 뚫어진 바지 구멍을아내는 그 사랑으로 메우고 있다. 아내의 사랑으로 어린놈은 크고어린놈이 자라면 아내는 늙는다. 내일도 날인데 그만 자지,아내는 대답 대신쓸쓸히 웃는다. 밤이 깊어질수록 촉광이 밝고촉광이 밝을수록아내의 눈가에 잔주름이더 많아진다.

현대시/한국시 2024.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