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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 천양희 (1942-)현대시/한국시 2010. 4. 14. 09:21
직업 / 천양희 (1942-)
출전: 창비시선 179 <오래된 골목>, 창작과비평사, 1998
내 생의 업 중에 큰 업이
詩業이지 하다가도
시가 밥 먹여주냐, 고
시답잖게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밥도 안 되는 그걸로도
업이 될까 싶다가도
누가 나더러
그 시 참 좋데요, 할 때마다
나 혼자 감동 먹어
시로써 배부른 나에게는
말도 안 되지 싶다가도
또 누가 나더러
시만 써서 어떻게 사냐, 고 할 때마다
이태백 같은 사람은
술만 마시고도 詩仙이 되었는데 싶다가도
평생 시로써 업을 삼더라도
詩仙은 커녕 詩人도 못 되지 싶다가도
그런데 왜 하필
시업이 내 생업일까 싶다가도
생업이 실업이나 안 되었으면 하다가도
**저자 소개**
1942 부산출생
1965『현대문학』에「정원」등의 시가 추천되면서 작품활동 시작
1966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
1983 첫시집『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간행 후,『사람 그리운 都市』(1988)
『하루치의 희망』(1992)『마음의 수수밭』(1994) 등의 시집을 간행함
1996 소월시문학상 수상, 1998 현대문학상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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