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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인력시장 / 안평옥 시인현대시/한국시 2012. 8. 22. 10:40
새벽 인력시장 / 안평옥
모닥불이다
선잠 깬 몇몇이 손 펴
녹이는 추위가 쿨럭쿨럭 기침한다
이글거리는 통나물 불꽃이
금방이라도 짙은 어둠 사를 것 같아도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새벽 그 안에
한 무더기 시름 건진다
후드득 수심(愁心)은 벌겋게 되살아나고
어둠은 더욱 짙어 간다
누구 하나 이야기 꺼내지 않아도
집에 있는 식구들 휑한 눈망울 속바람이
이마의 굵은 주름살 사이로 차갑게 흐름을 안다
한숨마저 얼어버린
허연 입김 내어 뱉은 사이로
회색빛 혼곤한 꿈 재티로 날리고 있다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새벽 인력시장’(도서출판 계간문예)에 실려 있음-
**시인에 관하여**
전북 김제출신으로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문학동인 ‘전주풍물’, ‘문예가족’ 회장 역임.
시집으로 ‘흔들리는 밤’, ‘내가 사랑하는 당신에게’, ‘그리움이 뜨거운 날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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