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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성장) 다음/미즈넷: 임현수님의 아름다운 글사람되기/성장 2014. 7. 22. 22:22
출처: http://bbs.miznet.daum.net/gaia/do/miztalk/love/coupletalk/default/read?articleId=604808&bbsId=MT006
이런 저런 글들을 보며 처음으로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임현수
저는 이제 40대중반을 바라보는 한 가족의 가장입니다. 미즈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가끔씩 보면서 부부들이 다양한 고민들과 많은 상처들을 안고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글이 감히 다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면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세아이의 아빠로 살고 있습니다. 결혼은 이제 11년차이며 아이들은 10살, 7살, 4살입니다. 아직 많이 어리지요? 아직도 손이 많이 가는 시기랍니다~*^^* 그래도 늘 저녁때 집에 들어가면 뛰어와서 반겨주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며 늘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종종 저는 '집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사실이 가끔씩 놀라기도 한답니다.
사실 전 4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재혼하시면서 가족관계가 조금은 복잡합니다. 위로는 새아버지가 데리고 온 누나가 있고 바로 밑으로는 제 친여동생이 있고 그리고 재혼하셔서 생긴 막내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다들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다들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습니다.
실제 저는 어린시절부터 학생때까지 새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목도하면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이 싸우고 저주하며 지냈는지 모릅니다. 저는 성인이 되어서도 무슨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나를 이렇게 키운 새아버지와 어머니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사실 이러한 저의 모습은 또다른 상처받은 나로 자라는 것을 방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중 20살 성인이 되어서 처음 사귄 여자친구에게 새아버지와 똑같은 모습으로 욕을 하고 폭력을 하는 내 모습을 보고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그렇게 미워하고 싫어했던 새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는 내 모습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는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서로 사랑하면 닮는다고 하지만 서로 싫어해도 닮는 다는 것을..." 왜냐하면 사랑하든 싫어하든 그 사람을 마음속으로 항상 생각하게 되니 닮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해서 그 사람의 좋은 부분을 닮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해서 그 사람의 나쁜점을 닮는 다면 얼마나 불행할까요? 그래서 저는 제 마음을 10년동안 바꾸고 용서하고 치유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10년이 지날때 지금의 제 아내를 만났습니다. 제 아내는 정말이지 정직하고 좋은 부모님
아래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건강하게 자란 귀한 막내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제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존경합니다. 가까이에 살고 계시며 자주 찾아뵙고 인사도 드립니다. 결혼할 당시에는 저의 집은 새아버님은 돌아가시고 홀어머니에 시누이 셋이 그리고 장남인 저였습니다. 아마 당시에도 많은 조건과 기준으로 본다면 사실은 저는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뛰어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아내가 저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0년동안 제 자신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하여 나름 스스로 건강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기에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전에 지금의 아내에게 솔직하게 우리집의 모든 가정사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결혼하면 두가지는 꼬옥 지키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첫번째는 제 아내에게 늘 높임말을 쓰는 것이였습니다. 사실 연애 이전에 단순히 오빠 동생때에는 서로 반말을 하였지만 제가 자라면서 언어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높임말을 쓰고 아직도 우리부부는 높임말을 씁니다. 그래서인지 결혼생활 11년동안 부부싸움을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부부싸움을 안한것이 저희 부부가 성품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서로 높임말을 쓰다보니 때로는 서로가 사람이기에 화가 날때 높임말로 화난 것을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다 덜 상처주는 말을 하게되고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저희 아이들은 다행스럽게도 아빠 엄마가 싸우는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예전에 읽은 글귀가 문득 생각이 납니다. "좋은 부모는 나의 자식을 자랑거리고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식들에게 자랑거리가 되게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때 아빠 엄마의 모습을 기억해 주었으면 합니다.
두번째는 제 아내가 시댁과의 문제가 생겼을때는 나는 무조건 아내인 당신편을 들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설령 똑같은 문제로 서로 다른 의견으로 어머니와 제 아내가 서로 대립하게 된다 할지라도 저는 아내편이라고 이야기했고 아직까지도 그렇게 지키며 살고 있습니다. 실제 저희 어머님은 상처가 많으신 분입니다. 제가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 저도 가슴이 미어지고 많이 아픕니다. 이른 나이에 남편을 잃고 재혼하여도 늘 구타와 공포에 시달리는 어머니모습을 지금도 떠오르면 열심히 효도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제 아내는 저 하나만을 믿고 따라온 사람입니다. 제 어머님이 들으시면 서운하시겠지만 저는 아들이지 홀로계신 어머니의 남편역할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제게 남편역할을 기대하시지 않도록 좋은 분을 소개해 드려서 지금은 황혼의 나이에 두분이서 건강히 잼있게 살고 계십니다.
여담으로 우리나라 남자분들은 효도하는 것과 순종하는 것을 구분짓는 것을 어려워 합니다. 사실 결혼전에는 부모님께 효도와 순종을 같이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이 두개는 미묘하게 분리시켜야 합니다. 따라서 효도는 부모님께 순종은 각자의 배우자에게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결혼후에도 종종 순종하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 것을 볼수가 있습니다. 굳이 순종하지 않아도 자신의 부모님께 다른 방법으로 얼마든지 효도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효도는 부모님께 순종은 제 아내에게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미 결혼을 하신 분들이나 또는 결혼을 앞두신 분들의 글들을 종종 보면서 결국 이 결혼이라는 최종 선택은 자신의 주관적인 선택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결혼이라는 그리고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것을 주변의 충고도 듣고 어른들의 교훈도 듣고 하지만 결국 최종 선택은 본인의 주관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 선택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요? 저는 많은 분들의 책임에만 큰 무게를 싣는 것보다 선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신중하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런 말씀을 드립니다. 그래도 부부의 연은 성인이 된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지만 부부의 연으로 맺고 나온 사랑스러운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를 선택하지 않고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기에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세심하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할 때인것 싶습니다.
아침일찍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적었습니다. 여기 미즈넷에 많은 분들이 많은 상처를 않고 그 상처를 곱씹으면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 또한 자신에게 상처준 사람처럼 변할 수 있으니 사랑하는 자기자신을 위해서라도 꼬옥 용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모든 사람이 행복한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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