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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2 / 최규장현대시/한국시 2009. 4. 30. 17:08
나무 2 / 최규장
<똥에 대한 기억> 중에서
나무에게는
무엇인가가 있다.
무성한 잎과
스스로 뽐내는 꽃과
여름을 이겨낸
탐스런 열매가 있다.
나무는 푸른 하늘을 향해
한껏 발돋움을 한다.
그러나 이상하다.
하늘과 가까운 잎은 한결같이
푸르지 못하고
꽃도 피우지 못하고
열매도 쉽게 맺지 못한다.
낮은 곳의 가지일수록
잎이 무성하고
꽃이 화려하고
열매가 풍성하다.
땅과 가까운
뿌리와 가까운
낮은 곳의 가지는
언제나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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