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되기/성장

(자아성장) 미즈넷/부부토크(카스테라님의 아름다운 글): ♡내꺼♡

밝은하늘孤舟獨釣 2014. 11. 21. 18:36

출처: http://bbs.miznet.daum.net/gaia/do/miztalk/love/coupletalk/default/read?articleId=624704&bbsId=MT006


♡내꺼♡


우리부부는  
연애6년 결혼한지15년 되었어요
내나이42 남편43
남편은  성실하고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전 남편의 사랑을 원하고 받고 싶어하는 철없는 와잎이구요

오늘은 회식이여서 12시가 다되어 들어왔어요
저도 모르게 잔소리하고 짜증을 냈어요 늦게 다닌다구요

얼마전 남편 건강검진결과도 신경쓰이는데 
늘 피곤해하면서도
술먹고 늦게 들어와서
나도 모르게 화를 냈죠
암튼 자기도 미안했는지
아무말없이 씻으러 들어가더군요

씻고 나와서  한참을  절  바라보며 괜히 씨익 웃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그랬죠
"내가 잔소리 해줄 때 고맙게 생각해 "그랬더니 더 크게 웃대요ㅡ ㅡ

주변친구들은   신랑이 늦게 들어오면  편하고 더 좋다고 하는데
전  신랑이 아직도 뭐가 그리  좋은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거든요
그래도 제가 존심은 있어서  매달리진 않습니다;;
사실은 여자가 그렇게 하면 남자들이 더 도망 가고 싶어한다는걸 들어서 그런가봐요

침대에  둘 다  나란히 누웠죠
여느 때처럼 팔베개를 해주며  아무 말 없이 저를 안아주더라구요
그렇게 한참을  둘다 가만히 있었죠  
그리고 남편이 한마디 하기를
"회사 다니기 힘들다  일도 너무 많고 "
힘없이 그러더라구요  그런말 잘 안하는 사람인데ᆢ
그리고 술기운인지 뭣 때문인지  몰라도  글쎄  나를 안은 채 우는거 있죠
남편이 우는 모습 오늘 처음 보았습니다
너무 놀라서
진짜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별 거 아니다 하고 말은 하면서도
제가 계속 물어보니 
상사하고 약간의 문제가 있었던가 봐요
몇 달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어요
"자기 회사 사표내라 개노무자슥 감히 울 신랑한테 까불고 있어"
그랬더니 "진짜 그만둘까? " 그러더라구요
맘 속으론 식겁했지만;;
 그 순간 저도 
"응 자기가 힘들면  나와"그랬죠
그리고 저를 더 세게 안아주더라구요 ㅎㅎ
전 사실 많이 거칠어지고 외모도 달라졌는데
여전히 저를 많이 사랑해주는 남편

지금까지 한 번도 제게 언성을 높이거나 짜증을 낸 적이 없는
한결같은 고마운 남편입니다
오늘따라 자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고 맘이 아프네요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고생하는 우리남편
오늘 하루 속상했을 남편  마음도 못 읽고
늦게 왔다고 짜증냈던 내가 참 미안해서 잠도 안오고  그러네요

부부란 좋다가도 싫고
싫다가도 좋은 사이라고 하더군요
사랑하며 살아도 짧은 인생입니다
되도록이면 이해해주고 
불쌍히 바라봐주고
입장 바꿔 생각해주면 싸울 일도 없어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시길ᆢ